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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27. 11:42 카테고리 없음

책을 만들기 위한 편집과 교정작업 때문에 늘 노트북을 끼고 사는 엄마.

4살짜리 아이는 그런 엄마한테 늘 놀아달라고 치대기 마련이다.

급하게 해야 할 작업 때문에 또 책상 앞에 앉아서 노트북을 두들기고 있는데 원서가 다가왔다.

"엄마 나도 할래."

무릎 위로 기어 올라 제가 자판을 만지작거린다.

"안 돼 ~~~~~"

지금까지 해놓은 작업 다 망치면 안 되는데... 할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일하기로 했다.

"원서야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

하고는 엔터키, 스페이스, 델리트 키를 가르쳐 주었다.

내가 작업을 하다가 엔터키를 쳐야 할 시점에서 "원서야. 엔터키" 하면 아이가 엔터키를 누르는 것이다.

시켜보니 곧잘 했다. 그리고 재미도 있는 모양이었다.

"엔터키" 하면 엔터키를 누르고, "야 잘했다." 한번 해주고,

"스페이스" 하면 스페이스키를 누르고 "진짜 잘하네." 한번 더 칭찬해주고,

"델리트키" 하면 "엄마 이거?" 하고는 "응~" 하면 또 누르고

그렇게 한참을 일했다.

 

며칠 후....

 

또 책상머리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엄마한테 아이가 다가와서 하는 말,

"엄마. 나 딸기 할래."

"딸기? 여기 딸기가 어딨어? 원서 딸기 먹고 싶어?"
"아니... 딸기.. 딸기.."

갑자기 웬 딸기를 찾는담?

"여기 있잖아, 엄마"
그러고서는 누르는 게 바로

 

 

이 델리트키였다.
 '델리트키'가 '딸기'로 변한 순간이었다.

posted by 아니카
2009. 5. 27. 10:15 카테고리 없음
둘째와 막내를 데리고 어린이책시민연대에서 주최하는 책잔치에 다녀왔다.
연제구청 앞마당과 대강당을 빌려 행사를 하고 있었다.
잔디가 깔려있는 연제구청 앞마당은 포근하고 아늑해보였다.

행사 주제는 "얼쑤, 우리신화!!"였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밀려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고, 대접받지도 못했던 우리 신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취지였고, 우리 신화의 모습을 아이들한테 느끼게 해주자는 취지였다.

아이들이 제일 잘 알고 있는 삼신할미. 아이를 점지해서 태어나게도 해주고, 태어난 아이가 아무 탈 없이 잘 자라게도 해준다는 그 삼신할미 체험마당이 진행되고 있었다.
먼저 이야기방에서는 삼신할미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삼신할미가 서천꽃밭에서 꽃 한송이를 따 아이한테 주면 아이는 그걸 들고 자기가 태어날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동쪽에서 핀 푸른꽃은 아들, 서쪽에서 핀 하얀 꽃은 딸, 남쪽의 붉은 꽃은 오래오래 사는 아기, 북쪽의 검은 꽃은 짧게 살 아기, 가운데 핀 노란꽃은 여러 사람 위하며 살 아기라고 한다.

아이들은 삼신할미 신화 이야기를 듣고, 각자 자신의 운명이 담긴 꽃을 색종이로 접어서 거기에 소원을 한 가지씩 쓰고, 엉덩이에 몽고반점을 붙인 다음 기나진 굴을 통과해서 밖으로 나오면 수수떡을 한 개씩 얻어먹을 수가 있었다.
삼신할미 신화를 가지고 재밌게 체험해볼 수 있는 구성이었다.

그런데 우리 막내는 젯밥에만 관심이 많아 체험은 하나도 안 하고 그저 떡만 얻어먹었다.
수수떡만 열심히 먹는 원서


그래도 투호놀이에는 좀 관심이 가는지 열심히 던지다가 제 아빠랑 함께 빛그림을 보러 갔다.


원서는 빛그림을 좋아한다. 빛그림은 그림책을 커다란 화면으로 보는 건데, 음악과 함께 실감있게 책을 읽어주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마을도서관에서도 자주 빛그림을 해주는데, 세 살 이전에는 거의 딴청만 피우고 집중을 안하더니 네 살이 되니 열심히 본다. 한 번은 마을도서관에서 <고녀석 맛있겠다>라는 빛그림을 보았는데, 그때 필이 꽂혔는지 책을 보고 또 보고 한동안 아주 그 책을 끼고 살았다. 티라노사우르스와 안킬로사우르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건데, 책에 대한 관심은 급기야 공룡 모두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하여 결국 고성 '공룡엑스포'까지 다녀왔다.
(공룡엑스포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posted by 아니카